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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와 오뚜기 유도 인생
이성택
2006-12-06 10:29:24
2006년 1월 유도인의 밤에서 문원배 제주도유도회장의 고단자 대회를 내년 탐라기대회에서 개최하기로 발표하는 순간, 다시 한 번 시합을 해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 차 올랐다.

1973년 제8회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선발 1차전에 막강한 선수들을 이기고 선발이 되어 합숙 훈련 중에 왼쪽 업어치기의 치명적인 팔꿈치 인대파열로 더 이상 선수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였다. 최종선발전에서 기권패, 그 후 대통령배대회, 전국체육대회 단체전 준우승을 하였지만 나의 역할은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것이었다. 전국체전을 위해서 경기도 이천으로 본적도 옮기고 실업팀 입단도 약속 받았지만 선수로서의 기용 가치가 없으니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더 이상 유도를 하지 않겠다고 유도복과 모든 것들을 나 자신에 대한 원망과 실망으로 불 태웠다.

2년 동안의 실망과 좌절의 방황 끝에 1975년 효성중.고등학교 체육교사로 발령이 나서 유도부를 창단하고 서울시 교육위원회 순회 코치를 거치면서 6년 동안 제자들을 양성하였다.

그 후 십여 년 동안 사업을 한다고 내 생애의 가장 의미 없는 세월을 보냈다. 사업 실패 후 1993년부터 사회체육센터 유도부에 시간 강사로 다시 유도복을 입게 되었으나 2000년 서울특별시유도회 사무국장을 맡게 되어 일선 지도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꿈에 그리던 나의 도장을 2005년 5월 21일에 개관하게 되어 다시 유도복을 입고 관원들과 함께 운동을 하게 되었다. 이번 고단자대회에 출전하신 분들은 나와는 달리 30여 년간 학교나 체육관에서 유도를 수련하고 봉사해 오신 훌륭하신 분들이다. 그 분들에 비해 나는 유도 경력이 너무 보잘 것 없고 모든 여건이 허락치 않았지만 이 대회에서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모진 풍파에도 살아남는 잡초처럼 끈질긴 유도의 집념이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무장되어 절대로 쓰러지지 않겠다는 나의 유도 철학과 꿋꿋한 인내와 근성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5월경에 통풍 때문에 고생했고 지금도 33년 전에 입은 팔꿈치 부상과 퇴행성관절염인 무릎부상으로 인하여 무리하게 힘쓰면 통증이 온다. 유도는 나를 다스리고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닌 나를 초월하는 운동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앞으로도 몸이 움직이는 한 나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1993년 유도사범을 시작으로 경제적인 면에서 가장의 역할을 다하지 못함으로 지금까지 묵묵히 변함없이 생계를 맡아온 사랑하는 아내에게 금메달의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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